시댄스 2024 기획의도

[국제합작] 무브먼트로의 복귀

올해 시댄스 국제합작은 한국-캐나다로, 토론토를 중심으로 맹활약 중인 한국인 안무가 길현아를 초청했다. 그간 시댄스에서는 주로 캐나다 퀘벡 지역의 예술가들을 초청했지만 이번에는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길현아 안무가를 초청해 양국 무용수들과 함께 작품을 준비했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한국-캐나다 합작의 의미를 넘어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 끝에 북미 캐나다 무용계에서 인정받게 된 한국 출신 안무가를 소개한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또한 유럽 무용계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컨셉추얼 댄스의 세도가 다소 과하지 않았나 하는 재평가가 고개를 들고 있는 시점에 자연스레 무브먼트와 피지컬리티를 존중하는 안무자를 찾게 된 것도 이번 합작의 한 이유이다. 양국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내년 캐나다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해외초청] ‘현대무용과 친해지기’ ‘카스텔루치 3남매의 등장’

올해 해외초청은 이른바 ‘접근성’이 높은 작품들로 구성했다. 그간 시댄스는 세계무용의 최전선에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러나 저명 무용단들의 작품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장르가 종합화되면서 시댄스의 예산으로는 부르고 싶은 작품들을 부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시댄스에서는 ‘최고의 명성’이나 ‘최전방의 실험’이라는 아우라보다는 보다 진솔하고 쉽게 일반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들을 찾기로 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시댄스의 기본목표는 현대무용의 확산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무용 대중화라는 화두와, 시민들에게 현대무용을 좀더 가까이 안내하려는 은평문화재단과의 업무협약이 맞물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예술성을 갖춘’ 작품들을 선정했다. 특히 올해 기대되는 단체는 이탈리아의 듀이 델이다. 듀이 델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3남매가 만든 단체로 국제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는 바, ‘제 2의 카스텔루치’를 시댄스에서 처음으로 소개한다.

[국내초청] 과감하고 독특한 작품들

시댄스는 초기부터 ‘젊은 무용가의 밤’ ‘후즈 넥스트’를 통해 국내작품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힘써왔다. 최근 들어 예산상의 어려움으로 ‘후즈 넥스트’ 같은 플랫폼을 더 이상 열지 못하고 있으나 어떤 방법으로든 한국의 작품들을 해외에 진출시키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들도 국내 관객과의 만남에 이어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고른 것들이다.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안무가 배진호는 아직 신진의 단계에 있지만, 대담하게 자기 세계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과감하게 주요 프로그램으로 발탁했다. 한국과 독일에서 활동하는 김형민의 <I Dance the Theatre>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 트리거 워닝(trigger warning) 등 수많은 규칙을 전제하고 있는 극장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서울 공연 후,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에서 100여 명의 외국 델리게이트 앞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고블린 파티 & 갬블러크루의 <동네북>은 현대무용과 비보잉이 만나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며 코스모스인아트 임희종 안무가는 지난해 시댄스 투모로우에서 발탁되어 국내초청 공연으로 함께하게 됐다.

[기획제작] - 시댄스 투모로우, 유파전, 한국의 춤, 댄스있송

시댄스 투모로우는 창작경험의 초기 단계에 있는 젊은 안무가들에게 멘토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작년 시댄스 투모로우 참여자 임희종을 올해 국내초청 프로그램에 초청해 성장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K-컬처에 맞춰 세계인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우리 현대무용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고민하며 한국적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한국 창작 춤의 안무가 정보경을 멘토로 선정했다.

유파전과 한국의 전통춤 프로그램의 경우, 현대무용축제에서 왜 한국 전통무용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다. 1998년 제1회 시댄스부터 함께해 전통춤은 전통을 상기하고 재조명하는 것이 현대창작무용 발전의 뿌리가 된다는 믿음에서다. 현대의 우리는 문화적으로 거의 서양인처럼 되어버렸지만 서양과 전혀 다른 질감과 호흡을 지닌 전통춤은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런 우리의 움직임이다. 올해 공연될 <영남무악>은 오는 10월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에서 100여 명의 외국인 델리게이트 앞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댄스있송은 현대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시댄스가 시도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안무가이자 영상감독으로 다년간 댄스 필름을 제작해 온 성승정을 초청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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